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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테호른, 가볍게 보기좋은 따뜻한 영화

소소리-바람 2019. 1. 7. 23:29

영화, 마테호른, 가볍게 보기 좋은 따뜻한 영화
[네덜란드, 2014, 감독 : 디데릭 에빙어, 프레드 : 폰 카스, 테오 : 레네 판트 호프 ]

나이가 들면 사람을 보는 눈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걸까? 프레드는 어디사는지도,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노숙자"를 집에 들이고 함께 산다.

그 원인은 지독한 외로움과 상실감일수도 있다.
주인공 남자 프레드는 아내와 아들을 잃었다. 그이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밥을 먹었고 규칙적으로 잠자며 기계적으로 생활했다. 식사를 다 차려놓고서도 "땡" 종이칠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을 정도로 모든 생활을 규격화한다.

이제 그 옆자리에 한 남자가 함께한다.
그 남자에게 생긴 그 "변수"는 프레드와 함께 모든 삶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성당을 간다. 찬송가를 함께부른다. 물론 그 "부랑자"는 찬송가를 모른다.

여기가 이야기의 시작이다.  마테호른을 찾아가는 두 남자의 이야기는 아주 짧고 그 과정에서 정적인 분위기가 애매하게 흐른다.

죽은 아내의 모습을 테오에게서 겹쳐보는 프레드.

"프레드와 테오"는 어떤 관계가 될까?



지독한 외로움과 상실감을 채워준 어눌한 발음의 남자(테오)는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충분한 보호를 필요로 하고 가르쳐주면 가르쳐 주는 대로 따라 배운다. 그 고분고분한 모습에서 프레드는 테오와 아내의 모습을 겹쳐보기 시작한다.

갑자기 사라진 아내의 빈자리를 갑자기 나타난 테오에게서 채우려 하는 것이다. 프레드는 테오와의 관계에 빠져 주일을 잊어버리기까지한다.

인물이 몇명에 집중되고 굉장히 단조로운 이야기로 계속된다. 여행사의 친절한 직원이 테오의 아내인 것은 황당한 전개였다.

그러나 테오의 순진함과 동물 흉내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마테호른을 다녀온 뒤의 그들의 남은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애매한 장면은 굳이 이해하려 하지 말고 (낯선 나라의 정서차이로 넘어가고) 교과서적 구도와 색감을 가진 아름다운 장면과 바흐의 노래와 찬송가가 어우러지는 영화, 테오의 우스광스러운 춤과 행동들에 대한 기억으로 남겨둔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없이 스위스 마테호른이라는 제목에 끌려 보게 되었는데, 마테호른의 풍경이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마테호른 찾기의 여정이 세세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성당"이라는 장소와 종교의 의미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는 장면은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졌던 종교가 유일한 안식이었던 프레디에게 테오가 갖는 의미를 말해준다. 어느새 테오는 프레디에게 없어서는 안될 신보다도 더 절대적인 존재가 된다. 혹은 종교의 의미에 대해 재탐구하는 계기가 된다. 프레디가 열심히 믿었던 신이 그에게 준 건 아내를 빼앗아 가는 일이었기 때문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This is my life~ 노래가 흐르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규율에 따르다가 자신의 욕망을 모두 무시하고 살아왔던 프레디에게 엄중한 경고의 노래일 수도 있다. "이게 내 인생이에요"


+ 2014년 , 한국 관객 3060명의 영화.

그나저나 유럽 물가 너무비싸.
네덜란드 - 마테호른 2박 3일 여행에 고급호텔도 아닌 곳이, 버스 조식 포함에 2명에 940유로. 그들의 동물 노래 공연이 "50"유로였으니 19번을 공연하야 갈 수 있는돈.. 100만원.
다시보니 여행사 직원 컴퓨터 모니터가 crt네. 요즘 보기도 힘든 뚱뚱한 모니터. 인테리어가 깔끔하지만 곤궁한 여행사의 특징을 살리기 위한 거였을까? 태오의 아내의 성격을 드러낸 것일까.
잠잠하고 따뜻한 영화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그래, 결국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위로하고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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