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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 대처/ 엄중 대처??

소소리-바람 2020. 8. 28. 01:46

 

한자어가 우리 말에 스며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쓰이는데
비슷한 소리를 가진 말들의 경우 혼동되어 쓰이며 혼란을 주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엄정 대처와 엄중 대처.
한자어는 그 자체로 단어로 독립성이 있기 때문에
한자어 어근에 접미사 -하다를 결합하여
엄정한 대처, 엄중한 대처로도 쓰일 뿐만 아니라
한자어 어근 자체가 단어를 이루어 엄정 대처 엄중 대처와 같은 형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같은 한자어임에도 긴요하다의 경우 어근인 한자 긴요 자체가 독립성을 가지고 쓰이는 일이 적다는 것과 비교하면 일관적이지 않은 쓰임이 어딘가 차이를 가져오고 그래서 혼란스러움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국방에 있어 "긴요 정보 수집"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와 같은 한자어 그 자체의 딱딱한 물리적 결합으로도 화학적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자어의 장점이라 할수도 있다. 이때 파생과정을 거치지 않은 한자어 어근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기 때문에 "엄중하고 엄정한" 사안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자어 어근 자체만을 활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엄정( 嚴正 ) 엄하고 철저하여 올바름
엄중 ( 嚴重 ) 일을 처리하는 태도가 매우 엄함
잘못을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움

단어 자체의 의미는 종잇장 차이로 크게 느껴지지 않으나
정부가 어떤 사안에 대해 대처를 엄하고 무겁게 다루겠다는 의미를 다루기 위해서는 "엄중"이, 원리 원칙대로 바르게 다루겠다는 의미는 "엄정"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엄중"을 택하겠다.
대처 앞에는 엄중 대처가 어울리지 않은가? 많은 신문 기사 뉴스 방송 에서는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고 그렇게 큰 의미에 결격이 있지는 않으니 큰 고민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안이긴 하지만, 무조건 바르게 처리하겠다는 엄정보다 좀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처리하겠다는 엄중이 좀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이런 한자어 단어 하나하나 관심을 가지고 따져 쓰는 습관에 스스로 가끔 질릴 때가 있다. 그런데 "유입 검색어"항목을 보면 나름의 고민으로 세세한 단어의 쓰임을 고민하며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럴 때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는 반가움이 스민다.

이 글은 그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검색해서 결과가 없으면 좀 섭섭하고
결과가 있으면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음에 좀 기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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